Q1. 교수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생태학을 전공하면 대부분 학계나 연구소, 국가기관으로 진출하는데, 교수님께서는 생태학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영역이 훨씬 넓다고 보시고 그 지평을 넓히기 위해 직접 회사를 세우셨다고 하셨습니다. 생태학을 상당히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계신 점이 특징입니다.
현재는 '트랜스바운더리 생태연구소'를 창업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2. 교수님께서 맡으신 생태학은 생물학 중 어떤 분야인가요?
생태학은 결국 관계에 관한 학문"이라는 것이 교수님의 정의였습니다.
우리가 사는 환경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 인간이 다른 생물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 생물이 아닌 것들과는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갈 것인가
· 그 관계 속에서 '나'와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
를 다루는 학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생태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하나의 개체로서, 하나의 종으로서 지구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을까"를 생각해 보는 일이며, 교수님께서는 수강생들이 그런 고민을 하는 수업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이셨습니다.
이 대목에서 경희대 필수교양 '주제연구'가 인종, 성, 생태 세 축을 다룬다는 점, 즉 자연을 정복 대상으로 보지 않는 관점을 이미 배운다는 점을 학생 측에서 언급하자, 교수님께서도 생태학에 그러한 철학적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동의하셨습니다.
Q3. 생태학의 범위는 어떤 과목을 수강한 학생에게 권장되는 수준으로 강의하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2학년 전공선택 과목인 만큼, 학생들이 생태학을 처음 접한다는 전제로 수업을 계획하셨습니다.
다만 인터뷰 과정에서, 실제로는 보전생물학과 담수생물학을 먼저 수강한 학생이 많다는 점을 확인하셨습니다. 경희대 수강신청 제도상 2·3·4학년 구분 없이 신청이 이루어지고, 곤충생태 등 일부 과목은 담당 교수 부재나 수강신청 실패로 순서가 뒤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교수님께서는 기초부터 심화까지 다루더라도 학생들이 충분히 따라올 수 있겠다고 판단하시고, 수업 방향을 조정해 보겠다는 뜻을 밝히셨습니다. 수업 초반에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다행이라고도 하셨습니다.
덧붙여 "경희대는 생태학을 잘 배울 수 있는 학교"라는 평가도 남기셨습니다. 생태학을 이 정도로 여러 과목에 걸쳐 가르치는 학교가 많지 않으며, 특히 조류 연구로 유명하다는 점을 언급하셨습니다.
Q4. 교수님의 동물 연구 경험이 궁금합니다. OT에서 '두루미 먹이주기'로 간단히 설명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인지 궁금합니다.
두루미 자체를 연구한 것이 아니라 '두루미 먹이주기'를 연구하셨고, 그 과정에서 두루미를 자주 만나야 했다고 하셨습니다.
두루미는 사람이 접근하면 모두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가까이 갈 수 없고, 멀리서만 관찰해야 합니다. 그래서 카메라를 설치해 두루미가 사람을 의식하지 않는 상태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생활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셨습니다.
이런 비침습적(non-invasive) 방법은 동물 연구에서 널리 쓰이며, 연구윤리 심의에서도 면제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다만 모든 연구를 이 방법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단서를 함께 붙이셨습니다.
Q5. 미생물보다 가시적인 동식물을 다룬다는 점에서 생명윤리, 현장답사에서 요구되는 규칙이 엄격할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경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질문 배경] 학생 측에서 인천 남동유수지(저어새 서식지) 방문 당시 "담배를 피우지 말 것, 큰 소리로 말하지 말 것"이라는 안내를 받은 경험을 소개하며 질문을 시작했습니다.
▶ 연구자는 연구 대상에게 영향을 준다
조사를 위해 사람이 접근하는 것만으로도 대상에게 영향이 갑니다. 조류 연구에서는 위장막을 치고 새가 연구자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 에너지 분배의 문제
교수님께서 제시하신 핵심 관점입니다. 생물이 산다는 것은 결국 자원과 에너지를 어떻게 분배하느냐의 문제인데, 그들이 나를 경계하고 회피하는 데 쓰는 에너지는 "내가 없었으면 쓰지 않아도 됐을 에너지"입니다. 동물 연구에서 윤리를 생명 대 생명의 문제로 바라보게 되는 이유입니다.
▶ 연구 방법에 따른 개입 수준
분류군과 주제에 따라 다릅니다. 포획 후 표지하고 방사하는 포획-재포획(capture-recapture), 귀 일부를 표시하는 방식, 채집한 동물을 사육하는 경우까지 다양하며, 동물·인간 대상 연구에는 원칙적으로 연구윤리 심의 절차가 존재합니다.
▶ 법과 생태학의 관계
· 대상 종이 천연기념물인지 멸종위기종인지에 따라 접근 허용 범위가 법으로 정해집니다.
· 식물도 마찬가지로, 함부로 재배할 수 없거나 종자를 채취할 수 없는 종이 있는 반면 법에 저촉되지 않는 종도 있습니다.
· 다만 법은 "사회적으로 만든 최소한의 규율"이며, 생태학적 원리와 언제나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하셨습니다.
▶ 제도의 한계에 대한 지적
· 멸종위기종의 개체수만 세고 서식지 관리에 신경 쓰지 않으면 결국 멸종할 수밖에 없습니다. 멸종위기종은 주변 서식지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습니다.
· 생태계교란종 역시 주의가 필요하지만, "교란종이라고 해서 언제나 죽어 마땅한 것은 아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가치를 부여하는 주체는 인간이며, 생물은 각자의 방식으로 적응해 살아가고 있을 뿐이라는 관점입니다.
▶ 규칙을 '이해'한다는 것
소음과 담배를 금지하는 이유는 새의 시각과 청각이 예민하고, 냄새로 사람의 존재를 알아챌 수 있으며, 화재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이런 규칙이 "그들을 관찰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정리하셨습니다.
학생 측에서 "많은 사람이 과태료 때문에 지킨다고 받아들여 아쉬웠다"고 말하자, 교수님께서는 그것이 저어새와 나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하셨습니다. 돈은 가깝고 측정하기 쉬운 단위지만, 다른 생명의 가치를 재는 일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나아가 이를 "사회의 약자를 대하는 방식"과 연결지어, 약하고 쓸모없고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하는 태도는 결국 자신이 사는 세상을 좁게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식물에 대한 관점
식물을 하등하거나 열등한 존재로 보는 시각이 여전히 있지만, 식물은 자신의 입장에서 가장 잘 생존하기 위한 수단을 발달시켜 온 존재이며, 그 방식이 인간과 같지 않다고 해서 열등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Q6. 곧 입학할 27학번 생물학과 후배들에게 생명과학 공부에 대해 조언한다면?
▶ 다른 생명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자부심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가장 바라시는 것은 생태학을 공부하며 기쁨과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생명과도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 매우 특별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들의 이름을 알면 관심을 갖게 되고, 관심을 가지면 관찰하게 되고, 관찰하면 그들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으며 어떤 신호를 보내는지 가까이서 읽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 또한 생태학도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교수님의 표현을 빌리면, 생태를 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고 믿는 동식물의 언어를 알아듣고 다시 해석해서 전달하는" 일입니다.
▶ 생물학 밖으로 나가도 남는 지식
생태학 지식은 나중에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게 되더라도 중요한 지식으로 남을 것이며, 생물학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도 생태계가 굴러가는 원리를 알아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셨습니다.
Q7. 생물학과는 특히 진로가 다양합니다. 미래를 고민하는 졸업생을 위해 어떤 말씀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생태학은 사회적 수요가 정말 높아지고 있는 학문"이라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근거로 제시하신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 1) 기업 내 '생물다양성 담당자'의 등장
과거 기업의 환경팀은 오염 관리나 안전 관리 위주로 소수 인원만 채용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물다양성을 담당하는 인력이 생겨나고 있으며, 반도체·전자제품 회사 등 생물학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기업에서도 생물다양성 담당자를 양성하려 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는 신규 채용보다는, 환경팀 내 다른 업무를 맡던 인력이 상부 지시나 내부 정보에 따라 생물다양성을 새로 공부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라고 관찰하셨습니다.
■ 2) 자연자본(Natural Capital) 공시 제도
지구 환경 문제의 책임이 특히 산업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기업이 자연의 재생 능력과 권리를 고려하지 않고 착취만 해서는 지속적인 기업 활동이 불가능하므로, 이제는 이를 '리스크 관리'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 자연자본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으로, 기업이 의존하고 있는 생태계를 잘 돌보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향입니다.
· 현재 기업 공시 제도에 포함하는 논의가 이루어졌고, 아직 의무화되지는 않았으나 몇 년 안에 의무화될 것으로 보신다고 하셨습니다.
·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지금은 권고 수준이지만, 특히 유럽은 환경 영향을 심각하게 다루기 때문에 수출 기업에 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생태계를 돌보지 않는 기업의 상품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식의 시장 질서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 제도가 정착되면 기업 자본이 보존과 복원이 필요한 분야로 흐르게 되고, 기업은 그 성과를 다시 공시하는 선순환이 목표입니다.
■ 3) 탄소배출권과의 비교
학생 질문으로 이어진 부분입니다.
· 탄소 분야는 자연자본보다 먼저 제도화되어 이미 시행 중이며, 배출량 측정과 배출권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탄소가 빨리 정착한 이유는 정량화가 비교적 쉽기 때문입니다.
· 반면 생물다양성은 다양성 지수, 종수, 종풍부도 등 여러 지표가 있어도 그것만으로 생태계를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 예를 들어 "멸종위기종이 한 종 나왔다"는 기록이 있어도, 기업이 생산 활동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그 종을 지킬 수 있는지는 별개의 지식이 필요합니다. "사업장에서 생태계교란종이 나왔다"는 사실 역시 기업 활동의 영향이 아니라 계절이나 기류 등 지구적 요인일 수 있습니다. (예시: 비둘기조롱이의 갑작스러운 출현)
· 결국 인과관계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생태학 지식을 갖춘 전문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 4) 습지총량제 사례
생물다양성을 탄소처럼 거래하기는 어렵지만 유사한 시도로 습지총량제를 소개하셨습니다. 개발을 위해 습지를 없애면 그만큼의 습지를 다른 곳에 조성해야 한다는 제도입니다. 습지가 모두 메워지면 물이 필요한 새들이 갈 곳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체 습지가 기존 습지와 같은 가치를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고, 습지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려면 총량제 같은 개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한계도 함께 지적하셨습니다.
■ 5) 공공 부문 진로
환경 관련 업무가 국가와 시민사회 등 공적 영역에 집중된 우리나라 상황에서, 다음 기관들이 실질적인 진로가 됩니다.
· 국립생물자원관 및 권역별 생물자원관 (호남권, 낙동강 등 다수)
· 멸종위기종복원센터
· 해양 분야 관련 기관
이 기관들은 국가가 생태계를 이해하고 관리할 필요를 느껴 설립한 곳이라는 점을 짚으셨습니다.
■ 6) 인력 공급 부족이라는 구조적 요인
대학에서 생태학을 많이 가르치지 않는 추세이며, 대부분 분자생물학과 유전학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가르치는 교수가 줄면 배우는 학생도 줄고, 결국 해당 기관에 갈 인재도 부족해집니다.
교수님께서는 다른 교수님들과 이야기해 보아도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에 비해 육성되는 인재가 너무 적기 때문에 이 분야는 앞으로 취업이 잘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고 전하셨습니다.
Q8. 반대로 학생들에게 궁금한 것이 있다면? (회기역 맛집, 학교 축제, 산책 코스 등 자유 주제)
▶ 캠퍼스 답사
이번 학기에는 생태학 실습 수업이 개설되지 않았기에, 캠퍼스 내 수목을 함께 둘러보는 방안을 구상 중이시라고 밝히셨습니다. 나무 조사를 겸해 청운관까지 걸어가 보시겠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자연사박물관 관람을 추천했습니다.
Q9. 생물학도 후배를 위해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 "생태학이라는 세계를 홍보해 주세요"
수업 홍보가 아니라 생태학이라는 세계 자체를 알려 달라는 당부였습니다. 진로가 불확실한 학생을 만나면 생태학을 권하신다고 하셨습니다.
▶ 이유: 연구의 속성
생태학 연구는 유전학에 비해 연구 하나하나에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립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연구에 참여해야 비로소 성과가 나오는 분야이며, 그런 의미에서 사람 수 자체가 중요하다고 설명하셨습니다.
▶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상당히 중요하고 시의적절한 분야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경희대가 생태학을 여러 과목에 걸쳐 가르치는 학교라는 점에서 기대가 되고 영광스럽다고 하셨으며, 학생들이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감동했다고도 덧붙이셨습니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라는 말씀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생물학과] 20 서진호 19 정태호 22 이성호
202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