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복치 >
해양생물 중에서도 독특한 외형과 생태적 특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개복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개복치는 쟁반처럼 넓은 몸통과 몸통에 뾰족한 지느러미가 위아래로 붙어있다. 이러한 못난 생김새 때문에 복어 과를 뜻하는 ‘복 치’에 대상을 낮출 때 쓰는 접두사 ‘개’가 붙어 개복치로 명명되었다. 또한, 개복치의 학명은 “Mola mola”로 라틴어의 ‘millstone(맷돌)’이라는 의미이다. 이명으로는 ‘Ocean sunfish’라고도 불리며, 이는 이들이 수면 위에서 햇볕을 쬐는 모습에서 유래되었다.
개복치는 주로 한국, 일본 훗카이도 이남, 그리고 세계의 온대 및 열대 해역에 분포해 있다. 특히, 따듯한 해역이나 수면 근처에서 많이 서식한다. 개복치는 일반적으로 최대 3.3미터에 달하는 길이와 2.3톤에 이르는 체중을 자랑한다. 복어의 한 종류인 복어목 (Tertraodontiformes)에 속하며 둥글고 큰 눈, 작은 입, 새의 부리처럼 생긴 판상 이빨, 그리고 작은 아가미구멍을 갖는다. 배지느러미와 갈비뼈를 갖지 않는 것도 이 목의 특징이다.
피부는 두꺼운 점액으로 뒤덮여 있는 것과 함께, 엄청난 양의 기생충이 붙어 있다. 한 개체에 최대 40개의 기생충을 가지며, 대표적으로는 Pennella filosa sp., Lepeoptheirus sp., Caligus sp. 등이 있다. 가끔 해면에 몸을 눕힌 개복치가 관찰되는데, 이 행동은 심해에서 생활하면서 식은 몸을 따듯하게 하여 체온을 조절하고, 피부에 기생하는 기생충을 떨구기 위함이다. 이러한 기생충의 일부는 다른 물고기로부터 전해진 것이다. 개복치는 사포처럼 거친 피부를 지니고 있어 다른 물고기들의 기생충 제거 방법으로 이용된다. 다른 물고기가 개복치의 피부에 몸을 마찰시켜 떼어낸 기생충은 개복치의 피부에 남겨져 상처를 입힌다. 개복치는 이와 같은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항생물질을 분비하고 이것은 다른 물고기들의 상처 또한 치료한다. 바닷속 생명들의 상처를 치료하는 모습을 통해 “바다의 화타”라는 별명을 지니기도 한다.
개복치는 한 번에 2~3억 개의 많은 알을 낳지만, 이 중 고작 1~2마리만이 성체로 자란다. 개복치는 양육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알이나 치어 상태에서는 독, 가시 등 자신을 지킬 무기가 없어 수많은 바다생물의 한 끼 식사가 되곤 한다. 또한, 이들은 주변 환경에 매우 예민하다. 햇살이 강렬해서, 물이 너무 차가워서, 수질이 안 좋아서와 같이 다양한 이유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빛과 소리로 인한 스트레스와 조그마한 상처에도 민감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예민함 때문에 개복치는 아쿠아리움에서 사육하기 어려운 어종 중 하나이다. 실제로, 국내 아쿠아리움에서 개복치를 들여왔으나 일주일도 안 되어 폐사한 적이 있다. 이 외에도 단단한 새우껍질에 찔려 죽는 등 창의적인 사망원인을 가지는 어종으로도 유명하다. ‘살아남아라 개복치!’라는 모바일 게임에서 개복치의 이러한 사망 원인을 재미 요소로 다루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사회에서 개복치는 다양한 상황으로부터 발생하는 작은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을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개복치가 태어난지 2년이 지나 성체가 되면 위에서 언급한 것과는 다르게 강한 생명력을 지닌다. 해체하는 작업에 톱, 손도끼와 같은 도구가 동원될 만큼 개복치는 성체가 되면 덩치가 커지고 피부가 두꺼워진다. 이들은 피부가 질겨 독침 공격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맹독으로 많은 생물을 위협하기로 유명한 해파리의 천적이 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개복치는 이러한 독특한 생김새와 생태적 특성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되고 있으며, 해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생물학과] 23 권서윤 23 김난아 23 김유경
2024.12.09